심리학 자료실/인간 심리 관찰24 조현우, 43세, 서울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고소득 강사 현재의 하루오전 7시 34분현우는 강남의 아파트에서 혼자 눈을 뜬다.알람은 7시 50분에 맞춰져 있다.그보다 먼저 깼다.침실 창밖으로 아침 햇빛이 들어온다.현우는 침대에 누운 채 학원 매출관리 앱부터 연다.이번 달 결제 예정액.신규 등록.퇴원생.세 숫자를 순서대로 본다.신규보다 퇴원생 한 명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중학교 2학년 학생이다.지난달 성적이 올랐는데 왜 그만뒀는지 생각한다.학부모가“집이 멀어서요.”라고 했던 것이 떠오른다.현우는 그 이유를 완전히 믿지 않는다.다른 데 간 거겠지.확인할 방법은 없다.그래도 머릿속에서는 이유를 찾는다.오전 8시 12분주방에서 캡슐커피를 내린다.냉장고에는 샐러드와 달걀, 생수 정도만 있다.현우는 배달앱으로 아침 샌드위치를 주문한다.결제금액 18,600원.아무 .. 2026. 8. 15. 배수진, 34세, 인천 대학병원 미화원, 이혼 후 초등학생 아들을 공동양육 중 현재의 하루오전 4시 52분수진은 휴대전화 진동이 두 번 울리기 전에 눈을 뜬다.원룸보다 조금 큰 12평짜리 빌라.방 하나는 수진이 쓰고 작은 방에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 윤재의 침대가 있다.오늘 윤재는 없다.이번 주 평일은 전남편 집에서 지낸다.수진은 빈 방문을 한번 보고 욕실로 간다.세수를 하고 작업복 안에 입을 검은 티셔츠를 꺼낸다.거울 앞에서 머리를 묶다가 눈썹이 한쪽만 흐린 것을 발견한다.잠깐 고민하다 다시 그린다.병원에서 마스크를 쓰면 얼굴 대부분이 가려진다.그래도 눈썹은 그린다.내가 보려고 하는 거지.전자레인지에 어제 남은 밥을 데운다.김에 밥을 싸 먹으면서 휴대전화로 통장 잔액을 확인한다.월급날까지 8일.잔액 38만6천 원.교통비와 보험료가 빠져나가도 큰 문제는 없다.윤재 생일 선물로 사주.. 2026. 8. 15. 장민규, 31세, 부산 부모 집에서 3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장기 미취업자 현재의 하루오전 9시 47분민규는 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보고 다시 눈을 감는다.9시 47분.잠든 시간은 새벽 3시가 넘었다.알람은 오전 8시에 세 번 울렸다.다 끈 기억은 있다.침대 옆 휴대전화에는 어머니 메시지가 와 있다.밥 냉장고에 있다. 나간다.민규는 침대에서 20분 정도 더 누워 있다.잠이 오는 것은 아니다.유튜브를 본다.영상 하나를 끝까지 보지 못하고 계속 넘긴다.게임 리뷰.경제 뉴스.운동 영상.취업 관련 쇼츠가 뜨자 바로 넘긴다.흥미가 없어서라기보다 아침부터 보기 싫다.오전 10시 23분방문을 연다.집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는 물류회사 관리직으로 출근했고 어머니는 오전에 동네 식당에서 일한다.민규는 냉장고에서 밥을 꺼낸다.국을 데우면서 식탁 위 우편물을 본다.동생 앞으로 온 카드 명세서.민규의.. 2026. 8. 14. 임선영, 49세, 대전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재혼 여성 현재의 하루오전 5시 49분선영은 알람을 끄고 바로 일어난다.침대 옆 남편 동수는 코를 골며 잔다.선영은 욕실 거울 앞에서 얼굴을 가까이 본다.왼쪽 눈 아래가 조금 부었다.“어제 짜게 먹었나.”냉장고에서 차가운 숟가락을 꺼내 눈 밑에 댄다.오늘 오전에는 고객 두 명을 만나고 점심에는 예전 직장 동료 모임이 있다.화장을 평소보다 조금 오래 한다.선영은 외모에 집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다만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니 단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어제 온라인으로 본 18만 원짜리 재킷이 떠오른다.살까 말까 고민하다 구매하지 않았다.옷은 이미 많다.그런데 오늘 같은 날에는그거 하나 있었으면 딱인데.라는 생각이 든다.오전 6시 31분남편이 일어나 주방으로 나온다.“오늘 어디 가?”“둔산동 두 군데. 점심 약속.”“저녁.. 2026. 8. 14. 박준호, 37세, 세종시에서 세 아이를 돌보는 전업 아버지 현재의 하루오전 6시 07분준호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뜬다.옆자리에서 아내 지현은 아직 자고 있다.침대 발치에는 막내가 어젯밤 벗어놓은 양말 한 짝이 떨어져 있다.준호는 양말을 집어 빨래바구니에 넣고 주방으로 간다.냉장고를 연다.계란 네 개.우유 반 통.어제 해둔 미역국.첫째는 계란찜을 좋아하고 둘째는 계란찜에 파가 들어가면 먹지 않는다.막내는 아침에 기분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준호는 계란을 세 개 꺼낸다.파는 따로 볶는다.물이 끓는 동안 학교 알림 앱을 확인한다.2학년 현장체험학습 준비물: 물통, 모자, 개인 돗자리돗자리.준호는 잠깐 멈춘다.집에 작은 돗자리가 있었던 것 같다.베란다 수납장을 머릿속으로 뒤진다.어디 넣었더라.지현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자신이 찾기로 한다.이런 질문을 하면 .. 2026. 8. 14. 문정희, 68세, 광주에서 혼자 살며 94세 어머니를 돌보는 은퇴 간호사 현재의 하루오전 6시 03분정희는 일어나자마자 커튼부터 연다.햇빛이 거실 바닥에 길게 들어온다.아파트는 조용하다.그녀는 혼자 산다.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냉장고에 붙어 있는 작은 메모를 확인한다.화: 엄마 피부과목: 요양보호사 휴무금: 수영오늘은 월요일이다.특별한 일정은 없어 보이지만 오전 10시에 어머니 집에 갈 예정이다.정희는 커피를 내리며 휴대전화를 확인한다.언니에게 메시지가 와 있다.엄마 어젯밤 또 잠 설쳤다더라. 오늘 가면 한번 봐줘.정희는 답한다.응.딱 한 글자다.메시지를 보며 속으로 생각한다.언니도 가서 보면 되잖아.바로 이어서 생각한다.무릎 수술한 사람한테 뭘 바라냐.화를 냈다가 자신이 직접 취소한다.누구와도 말하지 않은 갈등이다.오전 7시 18분아파트 단지 근처 수영장에 간다.정희는 8년.. 2026. 8. 13. 오진석, 47세, 대구에서 배달대행 기사로 일하는 전 자영업자 현재의 하루오전 7시 26분진석은 휴대전화 알람을 끄고도 한동안 일어나지 않는다.원룸 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천장 가까이에 빨래 두 장이 걸려 있다.침대 옆 의자에는 검은 배달용 바지가 놓여 있다.휴대전화를 켠다.배달 앱.은행 앱.문자메시지.순서대로 확인한다.통장 잔액은 84만 3천 원.이번 주 금요일에 채무조정 상환금 46만 원이 빠져나간다.그 숫자를 알고 있었는데도 다시 확인한다.진석은 은행 앱을 닫으며 생각한다.이번 달도 되긴 되겠네.‘된다’는 것이 기쁜 건지 겨우 버틴다는 뜻인지는 애매하다.오전 8시 11분편의점에서 김밥과 컵라면을 산다.점원이 묻는다.“봉투 필요하세요?”“아니요.”배달 가방 안에 넣으면 된다.계산을 기다리는데 뒤에 서 있던 남자가 진석을 알아본다.“어? 오 사장 아니야?”진.. 2026. 8. 13. 서예림, 22세,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 현재의 하루오전 7시 12분예림은 휴대전화 진동에 눈을 뜬다.대학교 기숙사 2인실.옆 침대의 룸메이트는 아직 자고 있다.알람을 끄려다 화면 위에 떠 있는 가족 단체방 메시지를 본다.어머니가 오전 6시 21분에 올렸다.오늘도 말씀 붙잡고 승리하자♡엄마가 새벽기도 때 예림이 기도했어.아버지는 엄지손가락 이모티콘을 달았다.남동생은 아무 반응이 없다.예림은 잠깐 고민하다 하트를 하나 누른다.답장을 쓰지는 않는다.그녀는 어머니가 자기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싫지 않다.오히려 때때로 위로가 된다.그런데 요즘에는 저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아주 작은 숙제를 받은 기분도 든다.나는 오늘 뭘 승리해야 하는 거지.휴대전화를 뒤집어놓는다.5분만 더 누우려고 했는데 12분이 지나 있다.오전 8시 03분기숙사 식당에서 토스트와 삶.. 2026. 8. 13. 이경재, 59세, 부산의 구청 행정직 5급 과장, 정년퇴직까지 9개월 현재의 하루오전 5시 56분경재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난다.평일에는 거의 같은 시간이다.아내는 계속 자고 있다.경재는 거실로 나와 물을 한 잔 마시고 혈압을 잰다.128에 82.수치를 휴대전화 건강 앱에 입력한다.그다음 뉴스 앱을 연다.기사는 여러 개 읽지만 댓글은 거의 보지 않는다.“사람들이 너무 쉽게 말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 댓글 숫자가 많은 기사는 눌러본다.오전 6시 42분아내와 아침을 먹는다.아내가 말한다.“다음 주 목요일 병원 가는 거 기억하지?”“응.”“또 회의 있다고 미루지 말고.”“회의 잡히면 어쩔 수 없지.”아내가 젓가락을 내려놓는다.“당신 퇴직하면 구청 문 닫아?”경재가 웃는다.“내가 언제 그렇게 했다고.”아내도 웃지만 대답하지 않는다.경재는 속으로 생각한다.내가 놀고 싶어서 .. 2026. 8. 12. 김란, 44세, 전남 해남에서 남편과 시설채소 농사를 짓는 귀화 한국인 현재의 하루오전 5시 21분란은 남편의 알람 소리에 깬다.남편이 손을 뻗어 알람을 끈다.란은 이미 눈을 뜨고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는다.오늘은 출하하는 날이다.5분 정도 더 누워 있다가 먼저 일어난다.주방에 나가 밥솥을 열고 남은 밥을 확인한다.두 사람 먹기에는 조금 부족하다.햇반을 하나 데울까 하다가 국수를 삶는다.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온다.“아침부터 국수야?”“밥 없잖아.”“햇반 있던데.”“그건 지민이 먹으라고 놔둔 거.”남편이 웃는다.“딸은 학교 기숙사에 있는데?”란은 냉장고를 열다 잠깐 멈춘다.“주말에 오잖아.”금요일이다.딸은 내일 온다.햇반 한 개를 굳이 아껴둘 이유는 없다.란도 안다.그래도 그대로 둔다.오전 6시 17분비닐하우스 안은 벌써 덥다.란과 남편은 파프리카를 선별한다.남편이 상자에 담고 .. 2026. 8. 1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