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심리관찰10 오세훈, 52세, 남성, 중소 제조업체 생산관리팀장 오세훈은 경기도 화성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26년째 일한다. 현장 작업자로 입사해 반장, 조장, 생산관리 사원을 거쳐 현재는 생산관리팀장이다.회사에는 80명 정도가 근무한다. 세훈 아래에는 사무직 4명과 현장 반장 3명이 있고, 위에는 공장장과 대표가 있다. 현장 사람들에게는 관리자이고, 경영진 앞에서는 여전히 지시받는 사람이다.세후 실수령액은 월 470만 원 안팎이다. 아내와 대학생 딸,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산다. 6억 원대 아파트 한 채가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약 1억 4천만 원이 남아 있다.그는 회사에서 자주 이런 말을 한다.“내가 누구 편을 들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하지만 실제로 사람은 어느 위치에 서든 완전히 중립일 수 없다.세훈이 요즘 가장 자주 느끼는 감정은 분노도, 불안도 아니다... 2026. 9. 2. 배진아, 45세, 여성, 동네 미용실 원장 배진아는 경북 영천의 오래된 주택가에서 11년째 1인 미용실을 운영한다. 커트 1만 5천 원, 염색 4만~6만 원 정도를 받는다. 월수입은 계절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생활비를 제외하고 조금씩 저축할 정도는 된다.결혼한 적은 없다. 스물아홉 살부터 마흔한 살까지 한 남성과 오래 연애했지만 결국 결혼하지 않고 헤어졌다. 현재 13평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부모는 같은 시의 다른 동네에 살고 있고, 결혼한 언니 한 명이 대구에 있다.진아의 미용실에는 손님들이 머리보다 더 많은 것을 놓고 간다.누가 남편과 싸웠는지, 어느 집 아들이 공무원 시험에 떨어졌는지, 누가 아파트를 샀는지, 누가 병원에 다니는지.진아는 스스로 말한다.“나는 남의 얘기 관심 없어.”그런데 동네에서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중요한 것은 그.. 2026. 9. 2. 이채원, 14세, 여성, 중학교 2학년 이채원은 경남 남해의 한 면 지역에 산다. 전교생이 120명 남짓한 중학교 2학년이다. 아버지는 멸치 가공업체에서 냉동·출하 일을 하고, 어머니는 관광철에는 펜션 객실 청소를 하며 비수기에는 지역 농산물 포장 일을 한다.채원에게는 일곱 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집은 부모가 10여 년 전 대출을 끼고 산 오래된 단독주택이고, 가정형편은 빠듯하지만 심각하게 궁핍하지는 않다.채원은 어른들에게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채원이는 진짜 손이 안 가.”채원도 대체로 그 말을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다만 가끔은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다.왜 그런지는 자신도 정확히 모른다.1. 현재의 하루오전 6시 21분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뜬다.부엌에서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어머니가 이미 일어난 것 같다.채원은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2026. 9. 1. 남기석, 62세, 남성, 아파트 경비원 남기석은 전북 전주의 900세대 규모 아파트에서 4년째 경비원으로 일한다. 24시간 격일제 근무다. 젊은 시절부터 한 직장에서 일한 사람도, 오래 자영업을 한 사람도 아니다. 인쇄공장 기사, 건축자재 영업, 물류센터 관리 등 몇 차례 직업을 바꾸며 살아왔다.아내와 둘이 오래된 24평 아파트에 산다. 두 딸은 모두 독립했다. 큰딸은 결혼했고 작은딸은 다른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한다. 큰 재산은 없지만 현재 사는 집의 대출은 끝났고, 부부가 모아둔 예금과 국민연금이 있다.그의 요즘 관심사는 돈보다 조금 다른 곳에 있다.사람에게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젊었을 때 그는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순간과 모른 척해야 하는 순간을 구.. 2026. 8. 25. 강미숙, 72세 — 남편과 사별 후 혼자 살며 처음으로 자신만의 삶을 발견하는 여성 “나는 혼자 있는 게 편해. 그런데 며칠 동안 아무도 전화하지 않으면 내가 세상에서 조금씩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기본 정보이름강미숙나이72세성별여성거주지부산 영도구의 오래된 다세대주택출신경남 합천현재 상태8년째 혼자 거주과거 직업봉제공장 미싱사 → 세탁소 공동운영 → 식당 주방보조학력중학교 중퇴월소득국민연금·기초연금 등 약 90만 원자산현재 거주 중인 소형 주택, 예금 약 1,900만 원부채없음가족남편 사별, 딸 1명·아들 1명가장 큰 고민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언제까지 혼자 살 수 있을지미숙의 집 냉장고에는 반찬통이 많다.멸치볶음, 깻잎, 장조림, 김치.혼자 먹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양이다.딸이 올 때마다 말한다.“엄마, 이제 조금씩 해. 누가 먹는다고 이렇게 많이 해?”미숙도 알고 있다.그런.. 2026. 8. 23. 박재민, 39세 —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제주에서 살며 자유와 회피 사이를 고민 “나는 내가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남들이 말하는 책임 있는 삶을 살고 싶지도 않다.”기본 정보이름박재민나이39세성별남성거주지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출신대전직업게스트하우스 야간관리·카페 아르바이트과거 직업중견 전자부품회사 해외영업학력수도권 4년제 대학 경영학과 졸업월소득약 190~230만 원자산예금 약 3,600만 원, 10년 된 경차부채없음주거보증금 500만 원, 월세 45만 원 원룸가족부모·누나 1명, 모두 대전 거주결혼미혼, 4년 전 파혼 경험가장 큰 고민지금의 삶이 자유인지 회피인지 판단하기 어려움재민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일어난다.커피를 내려 마시고 바다가 보이는 길을 30분 정도 걷는다.오후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게스트하우스 야간관리를 한다.휴일에는 .. 2026. 8. 22. 최은채, 44세 — 큰 갈등 없는 결혼생활을 끝낸 뒤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임상병리사 “나는 남편이 싫어서 이혼한 게 아니다. 그런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 같다.”기본 정보이름최은채나이44세성별여성거주지충북 청주시출신경기도 성남직업종합병원 임상병리사학력4년제 대학 임상병리학과 졸업월 실수령약 320만 원주거전세 아파트자산예금·퇴직연금 등 약 8,500만 원부채전세대출 약 6,000만 원가족이혼, 고등학교 1학년 아들과 거주전남편46세, 중학교 교사가장 큰 고민아들이 대학에 간 뒤 자신의 삶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은채는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아들의 교복을 세탁한다.냉장고를 확인하고 일주일치 반찬도 준비한다. 아들이 좋아하는 제육볶음은 항상 조금 많이 만든다.월요일 아침에는 6시 10분에 일어난다.아들을 깨우고 아침을 먹인 뒤 자신도 병원으로 출근한다.겉으로 .. 2026. 8. 21. 마테오 알바레스, 33세 “사람들은 내가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가끔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간다고 해서 좋은 아들이 되는 것도 아니다.”기본 정보이름마테오 알바레스나이33세성별남성국적스페인출신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인구 2천 명 정도인 소도시거주지독일 함부르크직업상선 기관사학력해양기술 전문대학 졸업근무 형태약 2~3개월 승선 후 1~2개월 휴가연소득세전 약 6만 유로자산예금·투자자산 약 7만 유로부채없음가족스페인에 부모와 지적장애가 있는 29세 여동생연애독일인 여자친구와 3년째 교제 중가장 큰 고민부모가 늙어가는 상황에서 여동생을 누가 돌볼 것인가마테오는 한 해의 절반 이상을 육지가 아닌 배에서 보낸다.기관실에서 엔진과 발전기, 연료계통을 관리한다.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도 내려간다.배에서는 책임.. 2026. 8. 20. 윤하린, 26세 — 불안정한 소득과 자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프리랜서 영상 촬영자 “사람들은 내가 자유롭게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마음 편하게 실패해본 적이 없다.”기본 정보이름윤하린나이26세성별여성거주지서울 관악구 반지하 원룸출신경남 통영직업프리랜서 웨딩·행사 영상 촬영자학력전문대 방송영상과 중퇴월소득약 130~420만 원으로 편차가 큼자산예금 약 640만 원, 중고 승용차와 촬영장비부채학자금·생활비 대출 약 1,100만 원가족이혼한 부모, 어머니·외할머니·남동생연애2년째 연애 중가장 큰 고민지금의 불안정한 일을 계속할 것인가하린은 SNS만 보면 꽤 재미있게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하고, 예쁜 결혼식장을 방문하고, 평일 오후에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편다.친구들은 가끔 말한다.“그래도 넌 하고 싶은 일 하잖아.”하린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이상한.. 2026. 8. 19. 서정우, 57세 — 자동차부품 공장 생산관리 반장, 퇴직을 앞두고 역할과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 “나는 평생 책임지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가 책임졌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붙잡고 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기본 정보이름서정우나이57세성별남성거주지전북 군산직업중소 자동차부품 공장 생산관리 반장학력공업고등학교 졸업월 실수령약 330만 원자산24평 아파트 1채, 예금 약 2,800만 원부채주택담보대출 약 4,200만 원가족아내와 거주, 성인 자녀 2명은 독립건강고혈압 약 복용, 허리 통증가장 큰 걱정퇴직 이후의 삶정우는 스스로를 특별히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냥 남들 사는 만큼 살았다.”하지만 그가 말하는 ‘남들만큼’에는 꽤 많은 것이 들어 있다.어린 시절정우는 1969년 전북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아버지는 농사를 지었.. 2026.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