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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자료실/인간 심리 관찰2

사미라 알하산, 34세, 11살부터 17살까지 폐쇄적인 종교 공동체에서 외부 세계와 거의 단절되어 성장한 뒤 탈출한 사람

by 마음 탐구소 2026. 8. 12.

1. 현재의 삶

사미라는 현재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 의료통역사로 일한다.

겉으로 보면 그녀의 생활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작은 아파트에서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공원에 간다.

하지만 일상적인 선택 하나하나가 그녀에게는 오랫동안 낯선 일이었다.

옷을 고르는 것.

혼자 식당에 가는 것.

친구와 여행을 계획하는 것.

연애 상대를 선택하는 것.

어떤 책을 읽을지 결정하는 것.

사미라가 성장한 공동체에서는 이런 결정의 상당 부분을 개인이 하지 않았다.

공동체 지도부가 복장, 교육, 결혼, 외부인과의 접촉을 규정했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은 없었다.

외부 사회는 타락하고 위험하며 결국 붕괴할 곳이라고 배웠다.

지금 그녀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동시에 선택이 너무 많은 환경에서 쉽게 지친다.

마트에서 치약 하나를 고르는 데도 여러 제품을 비교하다가 그냥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우유부단함이라고 생각한다.

사미라에게는 조금 다르다.

오랫동안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주던 사람이 갑자기 수백 개의 선택지를 가진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2. 이 사람이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

사미라의 부모는 원래 평범한 도시생활을 했다.

아버지는 자동차 정비공이었고 어머니는 간호조무사였다.

그러나 사미라가 여덟 살 무렵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과 부모의 결혼갈등을 동시에 겪었다.

그 무렵 부모가 종교 공동체를 알게 됐다.

공동체는 서로의 아이를 돌봐주고 생활비를 공유하며 명확한 삶의 규칙을 제공했다.

처음 몇 년 동안 사미라에게 그곳은 오히려 안정적인 장소였다.

이웃 어른들이 모두 가족처럼 지냈다.

그녀는 외로움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문제는 공동체가 점차 폐쇄적으로 변하면서 시작됐다.

외부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자체 교육이 시작됐다.

외부 친구와 연락하는 것이 금지됐다.

지도자는 외부 사회가 곧 도덕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에게는 공동체를 떠나는 사람은 가족을 버리는 사람이라고 가르쳤다.

사미라는 14세 무렵 처음 의심을 품었다.

우연히 창고에서 버려진 잡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잡지 속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묘사하는 외부인과 달랐다.

악마적이지도 않았고 특별히 불행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몇 년 동안 비밀스럽게 의문을 키웠다.

17세 때 지역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사회복지기관이 개입했고 사미라는 공동체를 떠났다.

그러나 탈출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시작됐다.

그녀는 은행계좌를 만드는 방법도 몰랐다.

대중교통 노선을 읽는 법도 서툴렀다.

정규 학력이 부족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인간관계였다.

공동체에서는 “우리”와 “외부인”이라는 두 범주만 존재했다.

외부사회에서는 사람이 훨씬 복잡했다.

좋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기도 했고, 싫은 사람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 모호함에 적응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3.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세계 인식

가족

사미라에게 가족은 사랑과 통제가 분리되지 않는 개념이었다.

부모는 실제로 그녀를 사랑했다.

동시에 그녀가 공동체를 떠나는 것을 막았다.

그래서 지금도 누군가 “널 위해 하는 말이야”라고 말하면 본능적으로 긴장한다.

그녀에게 사랑은 때때로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이 될 수 있다.

자유

많은 사람은 자유를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사미라도 자유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자유가 항상 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라온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상황은 때때로 해방감보다 불안을 준다.

그래서 그녀는 자유를 이렇게 표현한다.

“좋지만 무거운 것.”

사회

어린 시절 그녀는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적대적 집단으로 배웠다.

지금은 정반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외부사회 역시 친절함, 착취, 이기심, 협력, 폭력이 섞인 곳이라고 본다.

그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우리만 옳다”고 말하는 집단이다.

정치집단이든 회사든 종교든 마찬가지다.

사랑

연애는 사미라에게 오랫동안 어려운 영역이었다.

공동체에서는 배우자를 개인이 선택한다는 개념 자체가 약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면 자신에게 질문한다.

“이건 내가 원하는 건가?”

“아니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착각한 건가?”

권력

그녀에게 권력은 명령하는 능력보다 현실의 정의를 독점하는 능력이다.

무엇이 정상인지, 무엇이 죄인지, 무엇이 위험한지 결정할 권한.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언어를 통제하는 사람이 매우 강한 권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미래

사미라는 5년 뒤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는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결혼하고 공동체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삶.

그 미래가 완전히 사라진 뒤 그녀는 미래를 확정된 경로가 아니라 여러 가능성의 집합으로 보게 됐다.

4. 밖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행동 1 — 누군가 자신에게 강하게 조언하면 갑자기 거리를 둔다

상대는 좋은 의도로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미라에게 확신에 찬 조언은 과거 공동체 지도자의 언어와 연결된다.

그래서 내용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에 먼저 반응한다.

이 때문에 친밀한 관계가 갑자기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행동 2 — 호텔이나 여행지에서도 항상 출구 위치를 확인한다

물리적 위험 때문만은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이 머무는 장소를 자유롭게 떠날 수 없다는 감각이 강했다.

지금은 어디를 가든 “내가 원하면 나갈 수 있는가”를 확인한다.

그 확인 자체가 안정감을 준다.

행동 3 — 매우 사소한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묻다가도 중요한 결정은 혼자 한다

메뉴 선택은 친구에게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을 옮기거나 이사를 결정하는 일은 거의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는다.

다시 누군가에게 자신의 삶의 방향을 넘겨주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행동은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때로는 필요한 도움까지 거부하게 만든다.

5. 이 사람의 시선으로 생각해보기

  • 당신이 어린 시절부터 “우리 집단 밖의 사람은 위험하다”고 배웠다면, 처음 만나는 친절한 외부인을 얼마나 쉽게 믿을 수 있을까?
  • 인생의 거의 모든 중요한 결정을 누군가 대신 내려줬다면 갑자기 얻은 자유는 해방일까, 부담일까?
  • 자신을 통제했던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을 사랑했던 가족이라면, 사랑과 통제를 어떻게 구분하게 될까?
폐쇄적인 공동체를 떠난 뒤 독서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찾아가는 사미라 알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