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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자료실/인간 심리 관찰2

나디아 오카포르, 36세, 선천적으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희귀 유전성 감각신경 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

by 마음 탐구소 2026. 8. 16.

1. 현재의 삶

나디아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으로 현재 맨체스터 근교에서 의료기기 품질관리 업무를 한다.

겉으로 보면 특별한 장애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걷는다.

운전도 제한적으로 한다.

직장생활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매우 중요한 경고체계 하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처음 이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워한다.

“그럼 다쳐도 안 아프겠네요.”

나디아는 이 반응을 수없이 들었다.

그녀에게 통증이 없다는 것은 편안함보다 위험에 가깝다.

일반인은 뜨거운 컵을 잡으면 즉시 놓는다.

발목을 심하게 접질리면 걷지 않는다.

충수염처럼 몸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나디아에게 이런 경고가 약하거나 거의 없다.

그래서 그녀의 일상에는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행동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이용해 피부를 확인한다.

발바닥을 본다.

상처가 있는지 확인한다.

손가락 관절이 붓지 않았는지 본다.

샤워 물의 온도는 손으로 느끼기보다 온도조절 장치를 신뢰한다.

운동 후에는 “아픈가?”가 아니라 부종, 움직임 범위, 피부색 변화를 확인한다.

집에는 작은 점검표가 붙어 있다.

나디아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과잉보호다.

가족은 그녀가 혼자 여행하면 불안해한다.

친구도 운동을 하지 말라고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디아는 위험을 없애는 삶보다 위험을 관리하면서 자율적으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

2. 이 사람이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

나디아가 매우 어렸을 때부터 부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두 살 무렵 넘어져 입술이 크게 찢어졌는데 거의 울지 않았다.

처음에는 “겁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네 살 때 상황이 심각해졌다.

뜨거운 난방기 가까이에 다리를 대고 있었는데 아이가 반응하지 않았다.

부모가 냄새를 맡고 발견했을 때 피부에 화상이 생긴 뒤였다.

여러 검사를 거친 끝에 감각신경계의 희귀한 유전성 질환 때문에 통증 감각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린 시절 나디아는 반복적으로 다쳤다.

넘어진 뒤 계속 뛰다가 골절이 발견된 적도 있었다.

입 안을 씹어서 상처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학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아이들의 반응이었다.

처음에는 영웅처럼 취급했다.

친구들이 물었다.

“진짜 안 아파?”

아이들은 장난처럼 팔을 꼬집어보기도 했다.

나디아 역시 한동안 자신의 특성을 특별한 능력처럼 사용했다.

누가 더 오래 차가운 것을 잡고 있는지 경쟁한다.

넘어져도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11세 무렵 이 행동 때문에 손가락 관절을 심하게 손상시켰다.

그때 부모와 의료진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을 가르쳤다.

“아프지 않다는 것은 다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이 문장은 이후 나디아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사춘기가 되면서 다른 문제가 생겼다.

부모의 보호가 지나치게 강해졌다.

혼자 외출하지 마라.

운동하지 마라.

여행하지 마라.

뜨거운 음식은 먹지 마라.

나디아는 부모의 두려움을 이해했지만 동시에 자신의 삶이 질환의 관리계획으로 변하는 것을 싫어했다.

18세에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 독립했다.

이때부터 스스로 신체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각적 점검.

정기검진.

온도계.

운동량 기록.

신발 내부 확인.

이러한 습관 덕분에 이전보다 오히려 부상이 줄었다.

20대 후반에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었다.

심한 복부불편감 없이 고열과 식욕저하가 나타났는데 검사를 받아보니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내부 염증이었다.

일반적인 경우 통증이 병원 방문을 유도했겠지만, 나디아에게는 다른 신호를 해석해야 했다.

그 사건 이후 몸을 바라보는 방식이 더욱 달라졌다.

자신의 주관적 느낌이 언제나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3.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세계 인식

통증

많은 사람에게 통증은 제거해야 할 적이다.

나디아에게 통증은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 정보이기도 하다.

머리가 아프면 쉬라는 신호일 수 있다.

발목이 아프면 사용하지 말라는 신호다.

이런 경고체계를 가진 사람을 때때로 부러워한다.

그녀는 통증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한 통증이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도 알고 있다.

다만 “통증이 없는 몸이 이상적인 몸”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위험

일반인은 위험을 느끼는 것과 위험한 것을 상당히 연결한다.

무서우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손상됐다고 생각한다.

나디아에게 그 관계는 약하다.

그래서 그녀는 감정보다 지표를 신뢰한다.

체온.

부기.

맥박.

움직임.

검사결과.

위험에 대한 그녀의 사고방식은 상당히 분석적이다.

사람

나디아는 타인의 고통을 판단하는 데 매우 조심스럽다.

자신에게는 물리적 통증 경험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너는 그게 얼마나 아픈지 모르잖아”라고 말하면 반박하지 않는다.

실제로 모르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자신이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경험이라도 타인의 보고를 사실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 역설적으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감각을 존중하는 태도가 강해졌다.

가족

나디아에게 가족의 사랑은 보호와 통제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영역이다.

부모가 자신을 제한한 이유를 이해한다.

실제로 부모의 감시가 어린 시절 여러 심각한 부상을 막았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모든 선택을 다른 사람이 대신한다면 그것 역시 삶을 잃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가족관계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위험에 노출시킬 자유를 인정할 수 있는가?

죽음

나디아는 일반인보다 자신의 몸을 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심각한 문제가 생겨도 늦게 알아차릴 가능성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죽음을 계속 생각하지는 않는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삶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이미 살아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잃는다고 본다.

실패

그녀에게 신체적 실패는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다.

부상을 입었다고 해서 자신이 부주의하거나 약했다는 뜻은 아니다.

몸에는 원래 인간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일찍 배웠다.

이 사고방식은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이 실패했을 때도 곧바로 “내가 형편없어서”라고 해석하지 않는다.

원인을 분해한다.

자신의 선택.

환경.

우연.

구조적 한계.

그녀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는 것을 구분한다.

사회

나디아는 사회가 인간의 경험을 너무 쉽게 “정상적인 몸”을 기준으로 설계한다고 느낀다.

“아프면 병원에 가세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합리적인 조언이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충분하지 않다.

“위험하면 아플 것이다”라는 가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정상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좁은 통계적 기준일 수 있다고 본다.

4. 밖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행동 1 — 몸에 상처가 생겨도 놀라지 않지만 아주 작은 변화를 오래 관찰한다

친구들은 손에서 피가 나는데도 침착한 나디아를 보고 놀란다.

반대로 눈에 거의 띄지 않는 발가락의 작은 부종을 보고 병원에 가는 모습은 과민해 보일 수 있다.

그녀에게는 일관된 행동이다.

통증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이는 신호의 중요도가 훨씬 높다.

행동 2 — 친구가 통증을 호소하면 절대로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지 않아?”라고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비교 기준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이것을 높은 공감능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디아 자신은 좀 더 단순하게 설명한다.

“내가 모르는 경험을 내가 평가할 근거가 없다.”

행동 3 — 부모에게 부상을 바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걱정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외부에서는 부모를 배려하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위험한 면도 있다.

혼자 처리하려다가 필요한 도움을 늦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독립성은 때때로 가족의 과보호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나치게 강해진다.

행동 4 — 운동을 계속한다

사람들은 “다칠 수 있는데 왜 운동하느냐”고 묻는다.

나디아는 이렇게 생각한다.

운동하지 않는 삶에도 위험이 있다.

근력 저하.

심혈관 건강 악화.

생활범위 감소.

그래서 전문가와 상의해 충격이 적고 상태를 관찰하기 쉬운 방식으로 운동한다.

그녀에게 안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위험 사이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과정이다.

5. 이 사람의 시선으로 생각해보기

  • 평생 “아프지 않다”는 사실을 신뢰할 수 없다면, 자신의 몸을 얼마나 다르게 바라보게 될까?
  • 당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실제 위험 때문에 행동을 계속 제한한다면, 어느 지점부터 보호가 아니라 통제가 될까?
  •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통증이 사실은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정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매일 경험한다면, 고통이 없는 삶이 반드시 더 좋은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나디아 오카포르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