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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자료실/인간 심리 관찰

마테오 알바레스, 33세

by 마음 탐구소 2026. 8. 20.

“사람들은 내가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가끔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간다고 해서 좋은 아들이 되는 것도 아니다.”

기본 정보

이름 마테오 알바레스
나이 33세
성별 남성
국적 스페인
출신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인구 2천 명 정도인 소도시
거주지 독일 함부르크
직업 상선 기관사
학력 해양기술 전문대학 졸업
근무 형태 약 2~3개월 승선 후 1~2개월 휴가
연소득 세전 약 6만 유로
자산 예금·투자자산 약 7만 유로
부채 없음
가족 스페인에 부모와 지적장애가 있는 29세 여동생
연애 독일인 여자친구와 3년째 교제 중
가장 큰 고민 부모가 늙어가는 상황에서 여동생을 누가 돌볼 것인가

마테오는 한 해의 절반 이상을 육지가 아닌 배에서 보낸다.

기관실에서 엔진과 발전기, 연료계통을 관리한다.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도 내려간다.

배에서는 책임이 명확하다.

고장이 발생한다.

원인을 찾는다.

수리한다.

다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마테오는 이런 세계를 좋아한다.

사람 사이의 문제도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1. 여동생이 중심이었던 가족

마테오는 1993년 스페인 북서부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동차 정비공이었고 어머니는 식료품점에서 일했다.

네 살 아래 여동생 루시아는 발달이 늦었다.

검사를 거쳐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다.

혼자 식사를 하고 간단한 집안일을 할 수 있지만 돈을 관리하거나 혼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

부모의 삶은 자연스럽게 루시아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마테오는 여동생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히 보호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루시아를 놀렸다는 사실을 알고 상대 아이와 싸운 적도 있다.

하지만 어린 마테오가 한 가지 사실을 빠르게 학습한 것도 사실이다.

자신은 문제가 없어야 했다.

부모에게는 이미 걱정해야 할 아이가 한 명 있었기 때문이다.

2. 지나치게 독립적인 아이

마테오는 숙제를 알아서 했다.

학교 준비물을 잊어버리는 일도 거의 없었다.

친구 집에서 자고 와도 되는지 물었다가 어머니가 루시아 때문에 정신이 없어 보이면 스스로 말했다.

“아니야. 그냥 안 갈게.”

부모는 그런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마테오는 어릴 때부터 손이 안 갔어요.”

부모에게는 칭찬이었다.

마테오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뒤 자신에게 한 가지 습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무엇인가 힘들다고 말하면 상대에게 부담을 추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3. 아버지의 정비소

마테오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정비소에 자주 갔다.

자동차를 좋아했다기보다 기계를 좋아했다.

고장 난 기계를 분해하면 원인이 나온다는 사실이 좋았다.

16세 무렵부터 정비 일을 도왔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들이 정비소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테오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학교에서 해양기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큰 선박의 엔진을 관리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설명에 강하게 끌렸다.

그가 처음으로 가족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한 순간이었다.

4. 집을 떠나다

18세에 약 300km 떨어진 해양기술학교로 진학했다.

어머니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말했다.

“그래도 나중에는 여기 근처에서 살겠지?”

마테오는 대답했다.

“당연하지.”

당시에는 진심이었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상선에 취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네덜란드.

독일.

싱가포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여러 항구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가족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누구도 그를 루시아의 오빠로 알지 않았다.

그냥 기관사 마테오였다.

그 느낌이 예상보다 좋았다.

5. 돈

마테오는 또래보다 상당히 많이 저축했다.

배에 있는 동안 숙식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휴가 중에도 사치하지 않는다.

비싼 자동차도 없다.

그런데 그의 저축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다.

집을 사려는 것도 아니다.

사업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마테오는 통장잔액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안심한다.

돈은 그에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보다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직장이 싫으면 그만둘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든 몇 년은 살 수 있다.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돈을 보낼 수도 있다.

돈이 많을수록 누구에게도 완전히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6.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시작하다

29세 때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정비소 일을 크게 줄였다.

가계소득도 감소했다.

마테오는 매달 부모에게 500유로를 보내기 시작했다.

부모는 처음에는 거절했다.

지금은 받는다.

마테오는 돈을 보내는 것에 불만이 없다.

문제는 가족들이 돈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 시작하면서 생겼다.

7. 부모가 처음 꺼낸 질문

지난해 어머니가 전화 통화 중 말했다.

“우리도 언제까지 루시아를 돌볼 수는 없잖아.”

마테오는 그 말의 의미를 바로 이해했다.

하지만 모르는 척했다.

“정부 지원시설 알아봐야지.”

어머니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그래도 가족이 있잖니.”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마테오는 며칠 동안 화가 났다.

부모가 자신에게 이미 결정된 역할을 통보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가 가라앉자 다른 감정이 나타났다.

죄책감이었다.

8. 루시아와의 실제 관계

마테오와 루시아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루시아는 오빠를 매우 좋아한다.

마테오가 고향에 가면 함께 카페에 가고 산책한다.

생일선물도 빠뜨리지 않는다.

루시아는 가끔 묻는다.

“엄마 아빠 늙으면 나 오빠랑 살아?”

마테오는 항상 비슷하게 대답한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루시아에게는 단순한 질문이다.

마테오에게는 자신의 앞으로 40년이 들어 있는 질문이다.

9. 여자친구 안나

마테오는 함부르크에서 31세 독일인 건축가 안나를 만나 3년째 연애하고 있다.

안나는 마테오가 몇 달씩 배를 타는 생활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은 결혼 가능성도 이야기했다.

그러다 최근 루시아 문제가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등장했다.

마테오가 말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루시아를 내가 책임져야 할 수도 있어.”

안나가 물었다.

“책임진다는 게 같이 산다는 뜻이야?”

마테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나는 루시아를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와 직접 관련된 문제라면 알고 싶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요구다.

그런데 마테오는 이상하게 화가 났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잖아.”

그날 두 사람은 크게 싸웠다.

10. 마테오가 화를 낸 진짜 대상

며칠 뒤 마테오는 자신이 안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안나가 질문하면서 그동안 피하고 있던 선택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와 함께 살게 할 것인가.

지원주택을 알아볼 것인가.

자신이 스페인으로 돌아갈 것인가.

루시아가 자신과 살게 할 것인가.

전문적인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

각각 비용과 장단점이 다르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마테오가 무엇을 선택하든 누군가는 어느 정도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종류의 문제다.

11. 직업에서의 마테오

흥미롭게도 직장에서는 정반대다.

마테오는 결정을 잘 내린다.

기관실에서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판단한다.

불완전한 정보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도 강하다.

동료들은 그를 침착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차이는 명확하다.

기계 문제에는 정답에 가까운 것이 있다.

가족 문제에는 없다.

엔진을 고칠 때는 어느 부품의 감정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가족에서는 모든 선택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12. 성격의 모순

마테오는 가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산다.

책임감이 강하지만 자신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끊임없이 제한하려 한다.

위기에서는 결단력이 뛰어나지만 개인적인 중요한 결정은 오래 미룬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만 안정된 장소에 정착하는 것은 불편해한다.

여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여동생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불편한 모순이 있다.

마테오는 부모가 루시아의 삶을 자신에게 맡기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거절하면 결국 누가 루시아를 돌볼 것인지 걱정한다.

13. 이해하는 것과 정당화하는 것

마테오가 가족에게서 거리를 두려는 욕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동생과 함께 성장했고, 자신은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역할을 일찍 받아들였다.

그가 자신의 독립성을 강하게 지키려는 데에는 이런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안나 역시 자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문제를 질문할 권리가 있다.

그 질문을 피하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은 안나의 잘못이 아니다.

반대로 부모 역시 노후와 루시아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장애가 있는 자녀의 평생 돌봄을 다른 자녀에게 당연하게 승계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루시아 역시 단순히 가족들이 서로 떠넘겨야 하는 부담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그녀에게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의 삶과 거주방식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희생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보다 각자의 책임과 선택권을 구체적으로 다시 나누는 일에 가깝다.

14. 최근의 변화

이번 휴가에 마테오는 처음으로 혼자 장애인 지원주택 두 곳을 방문했다.

부모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다.

입주자들이 개인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지원받는 형태도 있었다.

그날 저녁 루시아와 피자를 먹었다.

마테오가 물었다.

“나중에 엄마 아빠랑 안 살게 되면 어디서 살고 싶어?”

루시아는 잠시 생각했다.

“오빠 집.”

마테오는 웃었다.

“다른 방법도 있잖아.”

루시아가 다시 생각했다.

“친구 있는 데.”

마테오는 그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가족 모두가 루시아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루시아에게 제대로 물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마테오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이는가

마테오에게 좋은 삶은 오랫동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삶이었다.

자기 돈을 번다.

자기 문제를 해결한다.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필요하면 가족도 돕는다.

하지만 루시아 문제는 그 원칙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인간도 완전히 독립적으로 살지는 않기 때문이다.

루시아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부모 역시 늙어가면서 도움이 필요해질 것이다.

언젠가는 마테오 자신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에게 무제한의 희생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래서 33세의 마테오는 자신이 평생 피했던 질문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예전의 질문은 이것이었다.

“루시아를 내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 질문에는 사실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책임진다.

책임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질문이 바뀌었다.

“루시아가 가능한 한 자신의 삶을 살면서, 부모도 노후를 보내고, 나 역시 내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

아직 답은 없다.

하지만 마테오에게는 상당히 큰 변화다.

처음으로 그는 가족 문제를 고장 난 엔진처럼 누군가 한 사람이 고쳐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몫을 가지고 함께 설계해야 하는 문제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선 기관실에서 일하며 여동생의 미래 돌봄과 자신의 삶 사이에서 고민하는 마테오 알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