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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소개/3부. 행동은 어떻게 학습되는가

심리학자 알아보기 8|존 왓슨, 심리학이 행동을 연구하다

by 심리 탐험가 2026. 7. 28.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왓슨의 생애와 이론, 작은 앨버트 실험의 과정과 윤리 문제, 공포·회피 행동 및 노출치료에 남긴 영향을 살펴봅니다.

 

누군가는 개에게 물린 뒤 개 짖는 소리만 들어도 몸이 굳습니다. 발표에서 크게 실수한 사람은 그 후로 회의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심장이 빨리 뛸 수 있고요. 머리로는 “지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몸은 이미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이것은 경험을 통해 학습된 것일까요?

 

20세기 초 심리학자 존 B. 왓슨(John B. Watson, 1878~1958)은 인간의 공포와 행동 상당 부분이 환경과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추측하기보다 직접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는 행동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행동주의 심리학의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존 왓슨의 행동주의가 등장한 배경부터 작은 앨버트 실험, 환경 결정론의 한계, 공포 조건형성과 회피 행동, 현대 노출치료에 남긴 영향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행동주의란 무엇인가

행동주의는 인간을 이해할 때 생각이나 무의식보다 관찰 가능한 행동과 환경의 관계를 우선 연구하는 심리학적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보겠습니다. 정신분석은 무의식적 갈등이나 과거 경험을 탐색할 수 있고, 인지심리학은 “실수하면 모두 나를 비웃을 거야”라는 생각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행동주의는 조금 다르게 질문합니다.

  • 발표 직전에 어떤 자극이 있었는가?
  • 발표를 피한 뒤 불안이 줄었는가?
  • 불안이 줄어든 경험 때문에 회피가 반복되는가?
  • 안전한 발표 경험을 반복하면 행동이 달라지는가?

즉, 사람의 마음을 부정한다기보다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검증하기 쉬운 행동에 연구의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구분 당시 전통 심리학 왓슨의 행동주의
주요 연구 대상 의식과 주관적 경험 관찰 가능한 행동
대표 방법 내성법과 자기보고 실험과 행동 측정
핵심 질문 마음속에서 무엇을 경험하는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가?
목표 의식의 구조 이해 행동의 예측과 변화
한계 보고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음 생각·감정·생물학적 차이를 과소평가할 수 있음

마음을 연구하던 심리학에 반기를 들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의식 경험을 보고하게 하는 내성법이 널리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같은 자극을 경험해도 사람마다 보고가 달랐고, 영유아나 동물처럼 말로 경험을 설명할 수 없는 대상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반 파블로프의 개 실험은 자극과 반응의 연결을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에드워드 손다이크도 동물의 시행착오 학습을 관찰하며 행동이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왓슨은 1913년 《Psychological Review》에 「행동주의자가 바라본 심리학」을 발표했습니다. 흔히 ‘행동주의 선언’이라고 불리는 이 논문에서 그는 심리학을 행동의 예측과 통제를 목표로 하는 객관적인 자연과학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존 왓슨은 어떤 심리학자였나

왓슨은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동물의 행동과 신경계 발달을 연구했고, 1903년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가며 행동주의를 심리학의 주요 학파로 발전시켰습니다.

 

그가 관심을 둔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보다 “어떤 조건에서 행동이 발생하고, 어떻게 변화하는가?”였습니다. 행동이 일정한 법칙에 따라 학습된다면 인간 행동을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1920년 대학을 떠난 뒤에는 광고업계에서 일했습니다. 이 경력은 소비자의 감정과 행동을 자극하는 광고 전략에 심리학이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동시에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통제한다’는 행동주의적 표현이 교육·광고·정치에서 오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남겼습니다.

환경 결정론은 인간을 어떻게 설명했나

왓슨은 유전적 소질보다 환경과 훈련의 영향력을 매우 강하게 강조했습니다. 인간의 직업, 습관, 감정적 반응까지 양육과 조건형성에 따라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는 중요한 공헌이 있었습니다.

  • 행동은 고정된 본성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 아동의 문제행동을 단순히 ‘나쁜 성격’으로 낙인찍지 않게 했습니다.
  • 학습 환경과 양육 방식의 중요성을 부각했습니다.
  • 행동을 관찰하고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 전통을 강화했습니다.

작은 앨버트 실험, 고전적 조건형성의 인간 적용

왓슨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연구는 대학원생 로잘리 레이너와 진행한 작은 앨버트 실험입니다. 두 연구자는 1920년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조건화된 정서 반응」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 목적은 파블로프가 동물에게서 관찰한 고전적 조건형성이 인간의 정서 반응에도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앨버트라는 가명의 아기는 약 9개월 때 흰쥐, 토끼, 개, 털가죽 등에 대한 기본 반응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생후 약 11개월이 되었을 때 흰쥐를 보여주면서 뒤에서 쇠막대를 망치로 쳐 큰 소리를 냈습니다.

과정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소 실험에서의 사례 정서 반응
무조건 자극 갑작스럽고 큰 소리 학습 없이도 놀람을 일으키는 자극
무조건 반응 울음, 놀람, 몸의 긴장 큰 소리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응
처음의 중성 자극 흰쥐 처음에는 뚜렷한 공포를 일으키지 않은 대상
조건 자극 큰 소리와 반복해서 연결된 흰쥐 학습을 통해 공포와 연결된 자극
조건 반응 흰쥐를 보고 보인 울음과 회피 경험을 통해 학습된 것으로 해석된 반응

연구진은 흰쥐와 큰 소리를 여러 차례 함께 제시한 뒤, 큰 소리가 없어도 앨버트가 흰쥐를 피하고 우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토끼, 개, 털가죽, 산타클로스 가면처럼 일부 비슷한 대상에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고 기록했습니다. 이를 자극 일반화의 사례로 해석했습니다.

작은 앨버트 실험이 정말 공포 학습을 증명했나

작은 앨버트 실험은 심리학사에서 상징적인 연구이지만,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확정적인 증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선 연구 대상이 아기 한 명뿐이었습니다. 비교할 통제집단도 없었으며, 공포 반응을 정교한 척도로 반복 측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실험 장면과 절차도 완전히 일관되지 않았고, 아기의 울음이나 회피를 연구자가 주관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교과서에서는 앨버트가 모든 흰색 물체를 무서워하게 된 것처럼 과장되기도 합니다. 원문을 자세히 보면 반응의 강도와 일반화 범위가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확인할 부분 신중한 해석
공포가 학습됐는가? 조건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단일 사례만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움
공포가 다른 대상에 퍼졌는가? 일부 일반화가 보고됐지만 반응이 일관적이지 않음
공포가 평생 지속됐는가? 장기 추적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음
앨버트는 누구였는가? 여러 후보가 제시됐으나 정체에 관한 논쟁이 끝나지 않음
연구가 재현됐는가? 동일한 방식의 재현은 현대 윤리 기준상 허용되기 어려움

따라서 이 연구의 정확한 의미는 “한 번의 실험으로 인간 공포의 원리를 증명했다”가 아니라, 정서도 학습의 관점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는 데 있습니다.

실험의 문제점, 지금은 왜 같은 실험을 할 수 없나

현대 연구윤리에 비춰보면 작은 앨버트 실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연구진은 의도적으로 영아에게 강한 불안과 공포를 유발했습니다. 영아는 연구 참여에 동의하거나 중단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취약한 연구 대상입니다.

 

둘째, 위험을 최소화하고 아동의 복지를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는 보호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아동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실험은 승인받기 어렵습니다.

 

셋째, 학습된 공포를 체계적으로 없애는 역조건형성 또는 탈조건화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앨버트가 병원을 떠나면서 공포를 제거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렇다고 공포가 평생 지속됐다고 단정할 자료도 없습니다.

 

넷째, 앨버트의 실제 신원과 건강 상태를 둘러싼 역사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때 Douglas Merritte라는 주장이 알려졌지만, 이후 다른 연구자들은 William Albert Barger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공포와 회피는 일상에서 어떻게 학습되나

고전적 조건형성은 실험실 밖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병원 냄새만 맡아도 불안해지는 경우

아픈 상태에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았다면 병원의 소독약 냄새, 흰 가운, 의료기기 소리가 고통스러운 경험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실제 치료가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할 수 있습니다.

발표 장소에 들어가면 심장이 뛰는 경우

발표 중 망신을 당하거나 심하게 비판받은 경험이 회의실과 연결되면, 비슷한 장소만 보아도 불안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정 알림음에 긴장하는 경우

업무상 좋지 않은 연락이 반복해서 같은 메신저 알림음과 함께 왔다면, 알림음 자체가 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회피 학습이 더해지면 공포가 오래 유지되기 쉽습니다. 발표를 취소했더니 당장의 불안이 줄었다면, 뇌는 “피하면 안전해진다”고 학습합니다. 불안이 감소한 결과가 회피 행동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부적 강화라고 부릅니다.

공포가 유지되는 흐름

불안한 상황 → 회피 → 즉각적인 안도감 → 회피 행동 강화 → 안전하다는 새로운 경험을 얻지 못함 → 다음 상황에서 더 큰 불안

다만 불안장애나 특정공포증을 모두 하나의 충격적 사건이나 조건형성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DSM-5-TR도 정신질환을 진단할 때 단순히 공포가 존재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포의 정도와 지속기간, 회피, 일상 기능의 손상, 다른 의학적·정신적 원인을 함께 살핍니다.

행동주의는 현대 치료에 무엇을 남겼나

순수 행동주의는 생각과 감정을 지나치게 배제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후 심리학은 인지혁명과 신경과학의 발전을 거치면서 기억, 기대, 해석, 뇌의 작용을 다시 연구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행동주의의 학습 원리는 현대 인지행동치료, 행동활성화, 습관 변화, 부모 훈련, 교육 설계 등에 중요한 기반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공포와 회피를 다루는 노출치료는 행동치료 전통과 밀접합니다. 노출치료는 무작정 두려움 속으로 밀어 넣는 방법이 아닙니다. 안전이 확보된 조건에서 두려운 대상이나 상황에 단계적으로 접근하면서 새로운 학습을 만드는 구조화된 치료입니다. 미국심리학회는 노출치료가 특정공포증,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활용된다고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노출을 반복하면 불안 반응이 점차 약해진다는 습관화가 주로 강조됐습니다. 현대 연구에서는 두려운 기억을 완전히 지운다기보다 “이 상황에서도 예상한 재앙이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불안을 느껴도 견디고 행동할 수 있다”는 새로운 안전 학습이 형성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치료 중 불안이 즉시 사라지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공포가 있는 상태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새로운 결과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학습된 공포를 점검하는 방법

가벼운 일상적 두려움이라면 다음과 같이 자신의 학습 패턴을 관찰해볼 수 있습니다.

1단계: 촉발 자극을 구체적으로 적기

“사람이 무섭다”처럼 넓게 표현하지 말고 무엇이 불안을 일으키는지 적어봅니다.

  • 낯선 사람과 먼저 인사할 때
  • 회의에서 내 의견을 말할 때
  • 상대가 답장을 늦게 보낼 때
  •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2단계: 몸·생각·행동을 나누기

구분 관찰 예시
심장이 빨리 뛰고 어깨가 굳는다
생각 실수하면 무시당할 것 같다
행동 말을 피하고 휴대전화를 본다
결과 잠시 편해지지만 다음 상황이 더 두렵다

3단계: 회피가 주는 단기·장기 결과 확인하기

회피는 당장의 불안을 줄여주므로 무조건 나쁜 행동은 아닙니다. 실제 위험에서는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객관적인 위험이 낮은데도 회피가 반복되면 생활 범위가 점점 좁아질 수 있습니다.

4단계: 아주 작은 접근 행동 정하기

불안이 100인 행동에 곧바로 도전하기보다 20~30 정도의 작은 행동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가 두렵다면 다음처럼 나눌 수 있습니다.

  1. 혼자 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기
  2. 녹음하면서 1분간 말하기
  3. 편한 사람 한 명 앞에서 설명하기
  4. 소규모 모임에서 질문 한 번 하기
  5. 짧은 발표에 참여하기

5단계: 불안보다 배운 내용을 기록하기

“불안이 완전히 사라졌는가?”만 확인하면 작은 성공을 놓치기 쉽습니다. 대신 다음을 기록해봅니다.

  • 예상했던 최악의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가?
  • 불안을 느끼면서도 견딜 수 있었는가?
  •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조금 더 시도할 수 있는가?

불안은 왜 생길까? 심리학이 설명하는 불안의 정체와 다루는 방법

존 왓슨의 이론에 대한 현대 심리학의 평가

평가 주요 내용
현재도 중요한 부분 행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측정하는 연구 방법
근거가 축적된 부분 연합학습, 조건형성, 자극 일반화, 회피의 강화
수정된 부분 인간의 학습에는 기대, 주의, 기억, 해석이 함께 작용함
근거가 부족한 부분 환경만으로 대부분의 성격과 능력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
윤리적으로 비판받는 부분 작은 앨버트에게 의도적으로 공포를 유발한 연구
현대적 유산 행동치료, 노출치료, 행동분석, 교육 및 습관 설계

 

왓슨은 인간 행동에서 환경의 힘을 보여주었지만, 그 영향력을 지나치게 확대했습니다. 인간은 자극에 자동으로 반응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해석하고 목표를 세우며 학습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관찰 가능한 증거를 통해 심리학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는 현대 심리학에도 중요하게 남아 있습니다. 작은 앨버트 실험 역시 완전한 증명이라기보다, 공포가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연구 질문을 남긴 역사적 사례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존 왓슨은 심리학의 시선을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관찰 가능한 행동으로 돌렸습니다. 그의 행동주의는 인간을 지나치게 환경의 산물로 해석했고, 작은 앨버트 실험에는 심각한 윤리적·방법론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내가 반복하는 행동은 어떤 자극과 결과를 통해 학습됐을까요? 현재의 회피나 습관을 타고난 성격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학습된 패턴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바꿀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왓슨은 자극과 반응의 연결에 집중했지만, 행동이 일어난 뒤의 결과가 다음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보상과 처벌, 강화계획을 통해 행동의 반복 원리를 체계화한 B. F.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을 살펴보겠습니다.